4월쯤에 방문하고 지금 쓰는 포스팅입니다.
잠실나루역에서 아산병원 가는 길에 항상 저 회색 컨테이너 박스는 뭔데 저렇게 있는 건가 하며 궁금해했다. 언젠가 너무 궁금해서 안에 들여다보니까 그때도 공사 중이었지만 내부는 컴컴하고 책들만 있길래 나는 처음엔 북카페인 줄 알았다.
근데 알고 보니 무려 (아이서울유의 마스터피스) 헌책서점 및 헌책방인 서울책보고였던 것. 알라딘 중고서점 같은 곳은 아닙니다. 이런 거 기대하고 가시면 안 됩니다. 말 그대로 골목길에 나올법한 헌책들 파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처음에 왜 저게 잠실나루에 있는지 이해가 안 됐다. 접근성 더 좋은 곳도 널렸을 텐데 하필이면 그냥 주변에 놀 곳도 없고 먹을 것도 없는 거주지역인 잠실나루역... 그것도 아산병원 셔틀 정류장 바로 앞에 ㅋㅋㅋ 내 생각엔 정류장 위치를 옮겨야 하지 않을까 싶다. 거기 쪽은 안 그래도 엄청나게 북적거리는데... 다음에 병원 갈 때 봐야 알겠지만 아마 정류장을 다른 곳으로 옮겼지 않았나 싶다.
병원 갔다 오고 지하철역으로 가는데 갑자기 비가 막 쏟아졌다. 마침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아보니 서울책보고에 불이 켜져 있었고 항상 궁금했기에, 비도 피하고자 해서 들어가 봤다. 병원 쪽으로 갈 땐 잠실나루역을 안 거치고 다른 쪽으로 가서 운영하는지 몰랐다. 들어가니 이미 평일 저녁쯤 될 무렵에도 사람이 엄청 많았다. 나처럼 여기가 어떤 곳인지 궁금해서 반(비를 일단 피하려고, 아산병원 갔다 오는 길에 들리는 사람들) / 이미 뭔지 알고 오신 분 반 정도 되는 것 같다.
비가 와서 습했기에 옛날 책 냄새가 더 은은하게 퍼졌다. 내부는 매우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였다. 구비된 사다리를 이용해 책을 꺼내시는 분들도 계셨고, 나처럼 그냥 신기해서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많았다. 외관상 밖만 봤을 땐, 그냥 작은 컨테이너구나라고 생각했는데, 내부가 은근 넓다. 그래도 엄청 넓은 편은 아니다.
입구로 들어가면 앞에는 계산대, 직원 데스크가 있고 데스크 앞에는 이용규칙 같은 게 적혀져 있다.
좀 특이했던 건, 말 그대로 헌책방 컨셉이라 직접 책을 찾아야 한다. 어떤 책이 정확히 몇 번째 칸에 있는지 검색을 통해선 알 수 없고, 어떤 섹션에 있는지 이것까지만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ㅁㅁ책을 검색하면 OO서점 서가에 있다. 이렇게만 나오고, 책 위치는 알아서 찾아야 한다. 다른 후기를 보니 이런 것 때문에 불만이 있으신 분들이 되게 많으신 것 같았습니다. 여긴 중고서점이 아니라 헌책방 컨셉이라 그렇습니다. 7월 기준 30여 개의 서점이 기증한 책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여는 안 되고 책을 사는 서점입니다.
지도, 시설현황 링크 : http://www.seoulbookbogo.kr/front/index.php?g_page=intro&m_page=intro02
이용시간은
평일 10:30 ~ 20:30
주말 10:00 ~ 21:00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및 추석연휴입니다.
입구에서 왼쪽으로는 중고서가들, 입구 오른쪽은 독립출판물, 기증도서 및 중고서적들이 있고 서울책보고가 기획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었다. 오른쪽에는 사람들이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있고, 주황색 등이라 더 은은했다. 입구 왼쪽은 백색등이다.
직접 내려주는 커피도 사 마실 수 있지만, 이건 아직 준비 중이었다. 아마 지금은 오픈했을 듯. 내가 갔을 4월은 아직 완벽하게 오픈된 건 아니었다. 곳곳에 준비 중이라는 문구가 많이 걸려있었고, 조금은 정리정돈이 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내가 갔을 땐 "북 큐레이터분이 직접 내리는 책 처방"이라는 좋은 프로그램을 서울책보고에서 운영하고 있었는데, 매일매일 하는 건 아니고 한 달에 2번 정도 하는 것 같다. 사전에 서울책보고 홈페이지에서 예약해야 한다고 한다. 내가 갔을 때가 마침 책 처방 프로그램을 하는 날이라 어떤 커플분이 하고 계시길래 돌아다니면서 슬쩍 봤는데 재미있어 보였다. 책 좋아하시는 분들은 딱 맞을 듯. 현재(2019.07)도 하는 중이다! 서울책보고 홈페이지 참조
책 처방 프로그램 소개 : http://www.seoulbookbogo.kr/front/index.php?g_page=event&m_page=event01&act=View&D_IDX=584&ViewType=List
그리고 책 처방 말고 수요북클럽, 등등 재미있는 프로그램도 많이 하니까 홈페이지 가셔서 알아보시길. 근데 거의 다 사전예약을 해야 한다. 아무튼 책을 많이 읽으시는 분들에겐 좋을 것 같다. (나는 워낙 책과 거리가 멀어서...)
이달의 프로그램 목록 : http://www.seoulbookbogo.kr/front/index.php?g_page=event&m_page=event01
입구 오른쪽에 신기한 게 있었다면 옛날 80~90년대 잡지들, 엄마, 아빠가 썼었던 교과서들이 전시되어있었다. (지금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쭉 펼쳐서 봤는데 공부한 흔적도 고스란히 남겨져 있었고, 옛날 사람들이랑 우리랑 공부하던 방법은 별반 다를 거 없다고 느꼈다. 그때 갔을 땐 전시만 해놓았고 살 수는 없었지만, 지금은 모르겠다. 책 뒤에 가격표가 붙여져 있긴 해서.. 상태 좋은 교과서는 80,000원 하는 것도 있었다. 와우..
내가 옛날 교과서를 보기 시작하니 여기저기서 같이 몰려 내 옆으로 오기 시작하고, 옛날엔 이랬었지 하며 추억의 대화를 나누시는 분도 계셨다. 왜 그런지는 몰라도 엄마 미소가 지어졌고, 그냥 저렇게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또 외국 중고도서도 많아서 신기했다.
쭉 둘러보다가 이제 배도 고프고, 비도 덜 내리고, 집에 가야 해서 나왔다. 여전히 많은 분이 계셨다. 주말에는 정말 사람 많을 것 같다. 다음에 병원 갈 때 한 번 더 들를 예정. 새로운 게 뭐가 더 생겼는지 업데이트도 같이해드리겠습니다. 자세한 건 서울책보고 공지사항에 가서 쭉 보시면 어떤 곳인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서울책보고 공지사항 : http://www.seoulbookbogo.kr/front/index.php?g_page=community&m_page=community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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