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통역사 지원 공고로 한국외대 모의유엔 존재를 처음 알았는데, 이건 지원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고, 후에 참관 요원을 모집한다고 대외활동 사이트에 공고가 올라오고 나서 바로 사전신청을 했다.
사전신청은 구글폼으로 받았으며, 자기소개서, 지원동기 이런 거창한 건 안 써도 된다. 소속기관,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만 간단히 입력하면 됐었던 듯.
사전신청을 완료하고 나서 몇 달 뒤에, 이메일을 확인해달라는 문자를 받았고, 장소는 SM 코엑스 아티움, 시간은 13:00 시라 적혀있었다. 신분증도 꼭 지참해야 한다.
부푼 마음을 안고 출발. SM 코엑스 아티움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라 외국인들이 이렇게 많은지 알지 못했다. 외대 모의유엔 보러 가는 사람은 한국인 말고는 없었다. 1층에 도착하니까 이 많은 사람이 어디 가는 거지 했건만 다들 모의유엔 보러 가는 거였다. 5층으로 가면 된다고 안내받았는데, 시간이 12시 55분인데도 입장은커녕 줄 정리가 제대로 안 됐었다.
생각보다 엄청난 인파에 당황했었다. 다들 어디서 온 거지... 혼자 온 사람은 나포함 정말 극소수였다. 외고, 국제중에서 단체로 견학 온 케이스가 제일 많았고, 그다음이 전대모라는 사이트에서 단체로 후원받고 온 사람들인 것 같았다.
참고로 사전신청을 한 신청자만 입장이 가능하고, 그 이외엔 입장이 불가하다.
1시 15분 정도 되니까 드디어 입장 시작. 통역기를 받기 위해서는 신분증을 꼭 지참해야 하는데 왜냐하면 신분증과 통역기를 맞교환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오래 걸리는 바람에 입장이 더 늦어졌다. 줄이 기다려도 빠질 기미는 안 보이고 계속 진행이 늦으니까 나중엔 티켓 부스 바로 옆에서 통역기 쌓아두고 여기서 신분증 교환 후 받아 가라고 하더라. 엄청 정신없었다.
티켓 부스로 가서 신분증을 준 다음에, 통역기를 받아오면 된다. 맡긴 신분증은 모의유엔 참관할 동안 외대 측에서 보관하고, 참관이 다 끝난 뒤에 다시 티켓 부스로 가서 통역기 반납 후 신분증을 다시 찾아오는 것. 이 사진이 티켓 부스 사진이다. 난 종이 티켓이라도 주는 줄 알았는데, 그런 건 없었다.
줄 기다리다가 한 컷. 이번 주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신 디지털 통상 규범 모색이었다. 다소 좀 어려운 주제라 어떻게 풀어나갈지 매우 궁금했다.
모의유엔 진행 순서
통역기, 팸플릿, 튜터링 수강권 (ㄷㄷ 이거 꼭 써야지), 물병, 모의유엔 책자 등등을 받고 드디어 1시 40분쯤 입장. 40분 딜레이되었다. 난 끝까지 줄을 옮기지 않고 원래대로 티켓 부스에서 수령해서 그런지 제일 늦게 입장했다. 사이드 쪽밖에 자리가 안 남아서 사이드 쪽에 착석했다.
몇 분 안 되니 바로 시작. 사회자분들 한 분은 한국어로, 한 분은 영어로 진행하셨다. 진행은 아주 매끄러웠고, 정말 아나운서 하셔도 되겠더라... 축사는 대사관분, 어느 기관 관계자분, 외대 모의유엔 팀장님 등등 여러 내빈분이 해주셔서 축사만 해도 굉장히 길었다.
축사가 끝난 후에 대사관 분들은 자리에서 떠나셨고, 책자에 안내되어있는 내용인 디지털 통상 정의 및 규범 소개와 왜 이 주제를 가지고 논의가 필요한지, 각국 입장은 어떠한지 하나하나 영상으로 보여줬다. 영상의 내용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책자로 내용을 보는 것보다 훨씬 더 이해하기 쉬웠다.
영상 시청이 끝난 후, 각국 대표들이 드디어 입장했다. 참여하는 국가는 다음과 같다.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태국, 프랑스, 독일, 영국, 미국, 대한민국, 멕시코, 그리고 유엔 의장.
자리에 앉은 후, 각 대표가 앞에 나와 자신의 입장이 어떠한지 웅변했다. 실제로 각국 대표들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것 같아 인상적이었다. 말하는 톤, 억양도 다 다르고, 영국과 미국은 약간은 거만한 태도를 보였는데 이는 다 계획된 것이라 한다. 각국 대표들이 나와서 발표할 때부터 난 통역기 전원을 켜고 한국어 통역, 영어 통역, 중국어 통역, 스페인어 통역 등등 다 한 번씩 왔다 갔다 하면서 흥미롭게 경청했다. 참고로 국내 모의유엔에서 7개 국어 통역을 하는 곳은 외대 모의유엔 밖에 없다고 한다.
각국 소개를 마친 뒤,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자리에 같이 모여 앉고, 공동 결의안 작성을 시작했다. 공식-비공식, 공식-공식 회의를 걸쳐서 최종 결의안을 만드는 과정을 참관자들에게 보여주려는 의도였던 것.
내용과는 별개로 참관객들 때문에 진저리가 났는데 핸드폰으로 계속 소리 나게 사진 찍고, 자고, 떠들고, 계속 왔다 갔다, 들락날락, 핸드폰 불빛도 계속 밝게 해놓고 핸드폰하고 있고... 다들 매너는 안드로메다로 날려 보내셨다. 어디에서 후원받아서 강제로 온 분들도 많아서 그런지 지루한 듯 앉아계시는 분들이 거의 다였다.
최종 결의안 작성이 다 끝난 후, 필라 가방 경품 추첨, 그리고 폐회사를 한 후 마쳤다. 교수님들이 통역단과 유엔 대표까지도 심사하셨을 줄은 몰랐음. 종료 시각은 대략 5시 40분 넘어서 끝났다. 예정보다 40분 더 딜레이되었으니 당연히 늦게 끝날 수밖에 없었다. 이 부분만 조금 아쉬웠다. 난 경품 추첨할 때 미리 나갔는데, 안 그래도 미리 나간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통역기 반납하고 신분증 되찾을 때도 정말 오래 걸림. 차라리 출입구에 큰 바구니나 박스 설치하고 여기에다 반납하라고 하면 안 됐나? 분실 위험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 저거 통역기를 훔쳐 가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싶기도 하고...
아무튼, 첫 모의유엔 참관은 이렇게 끝났다. 유익했다.
총평
한국외대 모의유엔은 그 자리에서 실제로 논의하고 결의안을 작성하는 그런 100% 라이브는 아닙니다. 그래서 일반인 참관이 가능했던 것이고 7개 국어 통역(영어, 프랑스어, 중국어, 일본어, 아랍어, 러시아어, 스페인어)도 가능했던 것입니다. 모든 대화, 모든 발표는 다들 사전에 준비한 대본을 토대로 그대로 외운걸 모의유엔에서 말하는 겁니다. 통역사분들도 다 사전에 한국어 대본을 받아서 미리 번역하고, 각국 대표가 말할 때 미리 번역한 대본을 읽는 거고요. 그래도 이런 거 완벽하게 준비하는 것조차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텐데, 대단하다 느꼈습니다. 단 한 번을 틀리지 않고, 긴장한 모습도 없이 하시는 모습에 긴 시간 동안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는지 잘 알 것 같았습니다.
갓 1학년 되신 분들, 어리신 분들이 매우 많으셨는데도 이분들의 외국어 수준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고, 어떻게 하면 외국어를 저렇게 잘할 수 있지? 라는 감탄이 떠나가질 않았습니다. 저도 외국어를 다시 한번 잘해봐야겠다는 동기부여도 받았습니다. 다음 44차 모의유엔도 참관 기회만 주어진다면, 참관하고 싶네요! 즐거웠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서 만족했습니다. 비록 참관자 신분이었지만, 외대 행사에 참여한 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ㅋㅋㅋㅋ
관람한 지 1주일 이내로 참관 후기를 작성하고
(800자 내외라 했으니까 대략 반 페이지 정도면 됩니다)
공지사항에 적혀있는 메일주소로 보내면 이렇게 참관증을 메일로 보내주십니다.
저는 갔다 온 뒤 바로 관람 후기를 작성해서 보냈고, 그다음 날 바로 참관증을 받았습니다.
와우 외대 로고 ㅠㅠㅠ 정말 감사합니다.
소중히 가질게요! 외대 사랑합니다
(외중경시 가자)
이상 외대 모의유엔 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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