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바디 검사(체성분 검사)는 개강 전에 받으러 갔는데, 개강하고 너무 바빠서 3월인 지금에서야 쓰는 글이다.
예전부터 검사를 받고 싶었었는데, 집에서 코앞이 보건소임에도 불구하고 귀찮다는 이유만으로 약 3년간 미뤄오다가 마침내 용기 있게 보건소로 갔다.
찾아보니 지역별 보건소마다 방침이 다르지만 내가 갔던 보건소는 인바디 검사가 무료이며, 인바디 검사 후, 상담을 받고 싶다면 사전에 전화로 예약을 하고 가야 한다. (친구는 예약하지 않고 상담까지 다 받고 왔다고 한다. 부럽다) 사람마다 모두 개인차가 있겠지만 내가 느낀바, 상담은 헬스장 트레이너분들께서 해주시는 것만큼의 퀄리티는 절대 아니지만, 그래도 들으면 도움이 되는 정도?
검사하기 전 공복이어야 하며, 물도 많이 마시면 안 된다고, 그리고 여성분들 같은 경우엔 생리 중에 가면 결과 차이가 크게 난다고 하긴 하던데, 이건 사람마다 의견이 달라서.. (저도 생리 중에 검사받았거든요..)
어느정도 결과는 예상하고 갔지만, 이렇게 암담할 줄이야.
(눈갱 조심하세요! 고구마 폭탄!)
인바디 표를 해석하실 수 있는 분이시라면, 보시다시피 고도의 마른 비만이며, 이대로 가다간 분명 몸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한다. 20대 후반이면 무조건 이상현상이 나타날 거라고.. 내장지방, 복부 비만이 심각한 터라 당뇨, 합병증에 걸릴 확률이 매우 높단다. 당뇨병은 이미 가족력이 있다고 말했더니, 그럼 100% 발병할 것이라는 무시무시한 말을 들었다.
애초에 몸이 비실비실한 체질이라 평생 운동을 달고 살아야 한다고.. 그리고 설령 운동을 1년 정도 해도 지금 결과와 달라지는 게 없다고 했다. 근육이 노베이스, 남들 다 있는 기초체력도 바닥인 상태라, 기초적인 유산소운동을 1~2년 정도 한 후에 헬스장을 가라고... 정말 얼마나 노답인거야 ㅠㅠ
해야 되는 유산소 운동은 조깅, 달리기, 자전거 이틀에 한 번씩 최소 50분씩 해야 하며, 달마다 운동 시간을 5분 또는 10분 정도를 늘리는 식으로 하라고 하셨다.
어릴 적부터 운동신경도 없고, (몸 쓰는 모든 활동에 대한 요령이 전반적으로 많이 떨어지는 편이라 이런 일은 습득이 느린 편) 체육 시간만 되면 대부분 딴짓하거나,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체육 선생님 몰래 현장을 벗어나서 체육 시간을 싫어하는 친구들이랑 밖에 나돌아다니는 일이 엄청 많았다. 하기 싫은 건 한치에 망설임도 없이 칼같이 포기해버리거나 하지 않는 성격 덕분에 체육 수행평가 점수는 야구랑 배드민턴 빼고 전부 다 D,E... 정말 대학교에선 체육이 필수 수업이 아니란 것에 너무 감사했다.
운동에 대한 흥미도 물론 없어서 자신감도 떨어지고 그에 따른 스트레스, 좌절감도 상당했다. 체육 선생님이 날 매일같이 물어뜯었고 (원수지간, 매일 매 맞으며 살았다), 체육과 관련된 활동만 있으면 하고 싶어도 "넌 빠져."라는 대답과 항상 제외 대상 1순위인 그런 인생으로 살아왔으니, 체육 생각만 해도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핑 돌았다. 운동 잘하는 친구들이 너무 부럽고, 시기 질투도 많이 해왔었다. 이렇게 살아왔는데, 내가 운동을 평생 해야 한다니.
더 충격받았던 건 아침, 점심, 저녁까지 꼬박꼬박 하루도 거르지 않고 다 챙겨 먹는데도, 무기질, 단백질이 부족하다니.. 도대체 뭘 먹어야 하는지 ㅠㅠ 칼슘 마그네슘 보충제를 알아보고 있는데, 또 장기간 복용하면 몸에 이상이 생긴다고 한다. 음식으로 필요한 영양소를 보충하는 게 제일 좋다 하는데.. 글을 쓰는 지금 시점에서도 너무 생각할 게 많고 복잡하다.
운동하기 싫다는 것도 더는 핑곗거리로 미루면 안 되는 지금. 참 느끼는 게 많다. 50분씩은 바빠서 못하더라고 일단 학교 통학하는 것만으로도(왕복 4시간) 충분히 뛰고 걷고 있고, 학교 등산길도 5분씩 매일 올라가고 있으며, 집에 있는 사이클 운동기구도 20분 정도는 하는 중.. 이 정도로는 당연히 턱도 없겠지만, 양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Tips & Reviews > Health'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항우울제 1년 복용 후기 SSRI SNRI TCA 등등 (9) | 2022.03.19 |
---|